.수진역필라테스 신자들과 외부 하객들이 모여 달라이 라마의 장수를 기원하면서 공물도 바치고 축복도 받는 성스러운 현장이다. 티베트의 음악, 노래, 춤도 함께 선보인다. 달라이 라마가 하사한 음식도 즐기면서 행하는, 파티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흥겨운 의식이다. 30년 만에 접하는 성인이지만, 표정이나 목소리는 전부 그대로다. 달라이 라마는 잘 웃는다. 말 한마디가 끝나는 즉시 어린애 같은 웃음과 표정을 모두에게 보여준다. 기도회에서는 티베트불교뿐만 아니라 시크교나 힌두교 신자도 볼 수 있다. 종교 종파를 넘어서 달라이 라마의 장수를 기원하고 환생 달라이 라마 탄생을 준비한다.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의 대통령 조각상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질 것이란 뉴스가 떴다.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에 이어 트럼프 얼굴이 새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 차원이 아닌, 21세기를 상징하는 '인류의 큰어른' 조각상을 생각해봤다. 장소는 히말라야 어디쯤이 좋을 듯하다. 누가 좋을지 쉽게 생각나지 않지만, 달라이 라마만큼은 선명히 떠오른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비극이지만, 철학·문학·예술·종교 관련자 모두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다. 가까울수록 멀리서 두고 보는 것이 좋다. 신비감이나 호기심도 사라지고 스캔들이 연일 터지면서 전부 '도토리 키재기 인물'로 전락한다. 현재 한국 정부 인사청문회에서 보듯, 돈에 관한 머리는 올림픽 금메달 수준이다. 그러나 평화와 정직, 관용과 웃음으로 이어지는 '큰어른'이란 관점에서 보면, 임의로 선택된 거리 행인이 한층 더 거룩하고 고결하다. 2025년 달라이 라마는 중국을 뺀 전 세계 모두가 흠모하고 존경하는 양심이자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