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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지음, 창비 펴냄, 1만4천원
글번호 12498 등록일 2025-07-24
등록자 밥먹자 조회수 20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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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역마사지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청각장애가 있는 주인공 이호수(박진영 분)와 회사에서 자신의 롤모델이자, 이동할 때 휠체어를 타는 변호사 이충구(임철수 분)가 대립하는 장면이다. 내게는 이 투샷이 ‘미지의 서울’에서 가장 인상적이면서, ‘기존의 장애 이야기와 다른 결의 이야기를 하려는지도 몰라’라고 생각하게 한 장면이다. 압구정발마사지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장애를 가진 두 선후배가 한 프레임 안에서 장애나 일에 대한 소신과 이견으로 충돌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나? 또는 장애를 가진 캐릭터 두 명이 서로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치열하게 다투고 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 아마 기억에 없을 것이다. 이 투샷 이후 나는 이호수와 이충구가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때론 경쟁자로, 때론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위로하고 조언해주는 동지로서 발전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됐다. 사실 이 대화는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장애에도 불구하고’라는, 개인 극복의 의미를 내포하기도 해, 어떤 장애당사자들은 불편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가진 장애가 ‘이 사회’에선 약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많다. 이를테면 균등한 신체 조건 등을 상정하고 치르는 대학입시나 취업 같은 선발이 이뤄지는 삶의 국면에서 장애는 약점이 된다. 장애인 일자리조차 취업 공지에서 소통에 어려움이 없거나, 손에 장애가 없는 사람을 우대한다는 조건을 내세우는 경우가 태반이다. ‘비장애인과 유사할 것’을 조건으로 내거는 것과 다름없다. 이렇게 최대한 비장애인처럼 행동하고 말하며 듣고 보는 정도와 방식을 지향하는 사회에서, 나의 장애는 내 생각과 달리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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