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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공원에는 마로니에가 없다?
글번호 19624 등록일 2025-10-22
등록자 원양어선 조회수 39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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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속변호사 마로니에공원에서 보자는 말이 대학로에서 만나자는 말보다 더 좋다. 마로니에(Marronnier)는 가시칠엽수라는 나무. 밤나무를 닮아 밤(Marron)을 어원으로 하는 프랑스 말이다. 받침이 하나도 없는 이 단어가 주는 특유의 리듬감과 이국적인 정취가 나를 끌어당긴다. 나는 어릴 때 아빠가 즐겨 부르던 노래에서 마로니에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 속에 봄비가 흘러내리듯/ 임자 잃은 술잔에 어리는 그 얼굴…” 찾아보니 1971년 박건이 발표한 노래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다. 아빠는 서울에서 마로니에공원을 오가며 사진을 배웠다고 했다. 아빠는 어린 나와 언니를 마당의 키가 큰 감나무나 마을 어귀의 품이 너른 팽나무 아래 나란히 세워두고 사진을 자주 찍었다. 오래된 올림푸스 카메라 렌즈에 한쪽 눈을 갖다 대거나 떼면서 루루 루루 루루루, 아빠는 노래를 불렀고 나는 미지의 마로니에를 상상했다. 대학로가 아니라 마로니에공원이 약속 장소로 호명될 때, 그래서 나는 평소보다 좀더 들뜨는 편이다. 아빠가 우리를 보며 행복하게 웃던 어린 날의 추억이 떠올라 일부러 그 노래를 찾아 듣는다. 아빠가 마로니에공원을 드나들던 청춘일 때 나는 다만 우주의 보이지 않는 먼지였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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