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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서도 ‘학살 없었다’ 아닌 ‘나는 모른다
글번호 19788 등록일 2025-10-24
등록자 퀴란트 조회수 44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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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전문변호사 퐁니 학살은 많은 증거가 축적된 사건이다. 다수의 참전군인이 피고 대한민국 쪽에 서서 이를 반박하지 않으면 학살이 부인될 가능성은 희박했다. ‘국가를 위해, 나라를 위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해달라고 사활을 걸고 매달렸을 것이다. 고령의 참전군인에게 정부 명함, 국방부 명함을 내미는 이들의 설득은 분명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의 설득’은 실패했다. 나는 이 재판에서 단 한 명의 참전군인도 피고 대한민국의 증인이 되지 않은 것이 우리 사회의 수준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습이라 말하고 싶다. 1968년 대한민국은 젊은이들에게 학살을 명령할 수 있었지만, 2020년대 대한민국은 노병들에게 거짓말을 명령할 수 없었다. 퐁니 학살이 사법부에서 인정될 수 있었던 것에는, 참전군인들의 이러한 소극적인 ‘저항’도 중요한 구실을 했다. 대신 피고 대한민국은 참전군인 다수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증인으로서 법정에 직접 출석해 위증할 경우 처벌받겠다는 선서를 하며 판사 앞에서 진술하는 것과, 다른 이가 대신 작성하고 본인은 서명만 한 것인지 어떤지는 알 수 없는 진술서 사이에 증거 가치 차이는 확연하다. 심지어 그렇게 제출된 진술서에는 ‘학살이 없었다’가 아니라 ‘본인은 알지 못한다’ 정도의 내용이 전부였다. 압박과 고뇌 속, 그들은 최소한 적극적인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결정했던 것이다. ‘학살이 있었다’에 부합하는 수많은 증거를 ‘나는 알지 못한다’ 수위의 진술로 깰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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