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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불안이 ‘피해 불안’ ‘거세 불안’ 야기
글번호 25882 등록일 2025-12-19
등록자 최하정 조회수 39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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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식비용 미국 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저서 ‘총, 균, 쇠’에서 인류 문명의 격차를 지리적·환경적 요인으로 설명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은 극단적으로 불리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이 맞닿는 경계이자, 문명 충돌의 실험장이었다.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이라는 네 강대국의 힘이 교차하는 곳에서 한국은 ‘균형의 기술’로 생존해 왔다. 척박한 자원과 좁은 영토는 오히려 ‘지적 진화’를 자극했지만, 동시에 외세의 침략과 내적 분열의 원인도 됐다. 한국의 근대화는 외부의 압력 속에서 빠르게 이뤄졌지만, 그 속도만큼 자율적 정체성의 형성은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다이아몬드의 관점에서 한국은 ‘지리의 제약을 극복한 문명’이지만, 여전히 ‘지정학적 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문명인 것이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지정학은 거대한 힘에 둘러싸인 ‘반도(peninsula)’의 심리로 대변되며, 정신분석학적으로 이는 끊임없는 ‘불안’을 야기한다. 가장 큰 불안은 정신분석학자 멜라니 클라인이 말한 ‘피해 불안(Persecutory Anxiety)’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경우 외부 세계를 ‘나를 지켜줄 절대적 좋은 대상(미국)’과 ‘나를 파괴할 나쁜 대상(중국, 일본, 북한)’으로 엄격히 분리해 바라본다. 국제관계도 합리적으로 실리를 추구하는 관계가 아닌, ‘좋은 대상’에게 버림받지 않으려는 불안과 ‘나쁜 대상’에게 굴복하지 않으려는 분노의 감정적 투쟁으로 몰아가려 한다. 두 번째 불안은 ‘지정학적 거세 불안(Geopolitical Castration Anxiety)’이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우리의 주권이나 자율성이 언제든 침해당할 수 있다는 무력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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