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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로 보는 일본 문화
글번호 28351 등록일 2026-01-15
등록자 평화새 조회수 39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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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전문변호사 일본의 연말연시 문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종이로 된 연하장(年賀狀)을 우편으로 주고받는 문화이다. 한국에서 새해 인사가 대개 스마트폰 화면 위에서 끝나는 것과 달리, 일본의 연말에는 아직도 이 아날로그 인사가 남아 있다. 효율만 놓고 보면 굳이 이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연하장은 느리고, 번거롭고, 돈까지 든다. 엽서 디자인을 직접 제작해 주문을 맡기고, 손 글씨를 쓰고, 우체국까지 가야 한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이 인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연하장은 감정을 주고받는 편지라기보단 인간관계를 관리하는 일본식 관습에 가깝기 때문이다. 연하장은 본래 예의를 보완하기 위해 형성된 문화였다. 헤이안(平安, 794-1185) 시대 귀족 사회에서는 새해에 직접 찾아가 인사하는 것이 가장 격이 높은 방식으로 여겨졌고, 거리가 멀어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자(使者)를 통해 서신으로 대신했다. 이때 사자는 단순한 하인이 아니었다. 주인(主人, 귀족 가문의 대표자)의 체면을 위임받은 사람으로 어느 정도 지위와 예법을 갖춘 수행자였다. 누구를 사자로 보내느냐, 그가 어떤 태도로 인사를 전하느냐에 따라 관계의 거리를 가늠할 수 있었다. 즉, 연하장은 친한 사이에 정을 나누기 위해 보내는 편지가 아니라 방문할 수 없는 관계에서 예의를 유지하기 위한 형식이었다. 이러한 성격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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