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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벽에 스크루 박기 수십 분…다리가 재봉틀처럼 떨렸다
글번호 35857 등록일 2026-04-23
등록자 아진형 조회수 20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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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개인회생 "제발 침착하자. 침착하자. 제발…" 경남 밀양 학암폭의 거대한 40m 얼음폭포 앞. 나를 끌어당겨 줄 로프가 없다. 오직 내 손으로 길을 만들며 올라가야 하는 생애 첫 빙벽 선등Lead이다. 나는 이번 겨울에 처음 아이스바일을 쥐어본 병아리 아이스 클라이머다. 빙벽등반은 선배들이 로프를 깔아 주면 뒤따라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원히 '후등자'로 남을 수는 없는 법이다. 내 힘으로 등반하고 새로운 곳에 도전하려면, 선배의 그늘을 벗어나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최종 목표는 올해 7월에 있을 히말라야 6,000m 고산등반이다. 목표를 위해 매주 빙벽에 매달려 엑스바디X-body, 엔바디N-body, 지그재그 바디 등 빙벽등반 기본 동작을 몸에 새겼다. 자기 전에는 머릿속으로 얼음에 아이스 스크루를 박아 넣는 시뮬레이션을 수백 번도 넘게 했다. 빙벽만큼은 자세가 꽤 좋다는 칭찬을 받아 나름 자신이 있었지만, 정작 원정대의 선배들이 하나둘 선등을 해낼 때 나는 추락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춤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물러설 곳이 없다. 빙벽 첫 선등이 오늘이다. 나아가든지, 아니면 평생 그 자리에 머물든지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호기롭게 외쳤다. "출발!"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초반부는 스크루를 아끼며 신중히 올랐다. 겨울의 끝자락이라 얼음이 적당히 녹아 있어 아이스바일이 "턱, 턱" 경쾌하게 박혀 기분이 점점 좋아졌다. 하지만 든든함도 잠시, 왼손으로 바일을 꽉 쥐고 버티며 오른손으로 스크루를 설치하려 했는데 군데군데 물이 흐르고 푸석하게 녹아내린 얼음 탓에 그럴 만한 곳이 없다. 스크루를 안정적으로 설치할 만한 포인트를 찾기 어렵다. 돌려 넣으면 헛돌고, 다시 돌리다보면 위아래 얼음에 부딪혀 안정적으로 설치하기가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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